지난 포스팅에서는 발현 문해력의 영역 중 하나인 활자 지식에 대해 알아봤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읽기(해독) 기술에서 아주 중요한 ‘음운 인식’에 대해 포스팅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음운 인식은 언어 소리 구조에 관한 지식이다. 문장은 낱말들로 구성되어 있고, 낱말들은 음절로, 음절은 본체와 종성, 그리고 본체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인 음소로 구성되어 있다. 음운 인식력은 여러 단위의 소리를 인식하고 조절하며 다룰 줄 아는 능력이다.
아동의 음운 인식 능력은 큰 단위 소리에서 작은 단위 소리로 발달하여서 음절(우리가 소리 내어 읽는 글자), 음절 본체(초성과 모음을 합친 것)-종성, 음소 인식 순으로 발달한다.
1. 한글의 특징
첫째, 대체적으로 음절 수는 글자 수와 일치한다. 한글은 낱소리 글자 중에서도 글자가 음소뿐 아니라 음절도 시각적으로 표시한다. 하지만 글자에서의 음절(쓰기 형태)과 소리에서의 음절(읽기 형태)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면, ‘같이’는 표기된 음절은 ‘같’, ‘이’ 이지만 음운에서의 음절은 구개음화로 인해 /가/, /치/이다.
→ 이러한 음운변화들은 한글 읽기와 쓰기(철자)에 어려움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둘째, 모든 음절이 본체와 종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어는 중성(모음)으로만 된 음절(예: 아), 본체(초성과 중성)로 구성된 음절(예: 자), 중성과 종성으로 구성된 음절(예: 암), 초성, 중성, 종성(예: 곰)으로 구성된 음절의 네 종류가 있다. 이 중 초성-중성(본체)으로 구성된 음절이 가장 많으며, 초성-중성-종성으로 구성된 음절이 그 다음으로 많다.
셋째, 글자와 음소가 각각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같이’는 낱소리글자 수는 ‘ㄱ ㅏ ㅌ ㅇ ㅣ’로 5개 이지만 음운 변화로 인하여 음소 수는 /ㄱ/, /ㅏ/, /ㅊ/, /ㅣ/로 4개이다.
넷째, 음운 능력은 ‘언어 능력’이다. 순수하게 소리를 인식하고 다룰 줄 아는 능력을 음운 인식력이라 하고, 소리가 자모 글자와 어떻게 대응되는지에 관한 지식은 자모 글자-소리 대응 지식이다. 예를 들면, ‘물’이라는 낱말에서 ‘물’은 /ㅁ/, /ㅜ/, /ㄹ/의 세 개의 음소로 구성되어 있음을 아는 것은 음운 능력이며, 글자들 ‘ㅁ, ㅜ, ㄹ’이 /ㅁ/, /ㅜ/, /ㄹ/ 소리를 나타낸다는 것을 아는 것은 자모 글자-소리 대응 지식이다.
2. 왜 음운 인식이 읽기와 쓰기에 중요한가
한글은 표음문자이며, 음소들(낱소리)이 낱글자로 표현된다. 따라서 한글 학습에서는 낱말에 어떤 음소들이 포함되어 있고 이 음소들이 어떤 자모 글자로 표기되는지를 아는 것이 토대가 된다. 자모 글자와 음소의 대응을 배우기 위해서는 단어들이 음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음소들을 자모 글자와 각각 대응시키는 것이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음운 인식력은 한글 낱말 읽기와 철자 능력에 아주 중요한 예측변인이다. 또한 음운 인식력과 낱말 읽기는 서로 상호적인 또는 양방향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음운 인식력은 낱말 읽기에서 전제적 요소이기는 하나 낱말을 뜯어읽음으로써 낱말에 어떤 소리(음소)가 들어있는지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인지하게 되므로, 낱말 읽기는 다시 음운 인식력 발달을 촉진하게 된다.
음운 인식력은 난독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확인되었다. 난독증은 낱말 읽기와 맞춤법 학습이 유난히 어려우며 읽기 유창성과 읽기 이해에 장애가 있는 학습장애의 한 종류이다. 난독증의 원인과 발현 증상들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명확하고 확연한 요인으로 음운 인식 처리 과정의 어려움이다. 음운 인식 중재가 난독증 아동의 낱말 읽기와 맞춤법 학습을 향상시킨다. 그러므로 음운 인식 능력이 떨어지는 아동은 집중 중재를 통해 낱말 읽기와 철자 학습에 어려움을 미리 예방하거나 어려움의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중재는 빠르면 빠를수록 아동의 반응이 효과적이고, 늦어질수록 시간과 노력이 더 걸리며 효과도 감소된다.
3. 음운 인식 평가
다른 소리 찾기가 가장 쉬우며 음운탈락이 가장 어려운 과제다. 또한 음절 과제가 가장 쉬우며 음소 단위 과제가 가장 어렵다. 음운 인식 평가는 여러 표준화된 도구가 있어 표준화 도구를 사용할 수 있으며, 표준화 도구가 없다면 가이드 라인을 활용하여 평가내용을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다.
4. 음운 인식 지도
한글 교육의 초기나 시작 시기에 지도하는 것이 적절하며, 음소 인식은 자모 글자 학습을 통해 현저히 발달하게 되므로 음운 인식 지도를 따로 하는 것보다는 자모 글자와 자모자-소리 대응 교육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음운 지도는 짧게 자주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각 차시마다 약 10~15분 정도로 명시적이고 체계적으로 매일 지도할 경우 대부분의 아동의 경우 약 2개월 내외의 지도가 충분하다.
5. 음운 인식 지도 시 고려해야 할 지침
- 글자-소리 대응 지도와 병행하면 더 효과적이다.
- 한 차시에 하나 또는 두 개의, 음운 기술을 지도한다. 지도의 중점을 음절과 음소 두 가지를 한꺼번에 목표로 하지는 않아야 한다.
- 유사한 소리들은 비슷한 기간에 지도하지 않으며, 차시 간의 거리를 두고 지도한다. 유사한 소리는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체계적으로 접근한다. 쉬운 단위부터 고난이도로 순차적으로 지도한다.
- 합성과 분절 능력에 중점을 둔다. 합성은 낱말 뜯어 읽기에 중요하며 분절은 맞춤법에 중요한 능력이다.
- 지도 시 사용할 어휘는 사용 빈도가 높아 아동이 익숙한 단어들을 사용한다.
- 아동에게 조음 위치와 조음의 정확성을 지도하는 것이 음운 인식에 도움이 되며, 치료사 혹은 교사는 아동에게 명시적으로 정확하게 시범을 보여 주어야 한다.
- 소리 단위에 대해 의식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생소하고 추상적이기 때문에 구체성을 높이기 위해 시각적 도구를 같이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 지도는 재미와 흥미가 있어야 한다.
6. 음운 인식 훈련 과제
음운 인식 지도를 위한 훈련 과제는 지난번 포스팅 했었던 글을 참고하여 음운 인식 지도 시 참고해 주세요.